파키스탄

출장 그리고 외로움

경돈 2007. 2. 28. 16:43

내일이 회의 마지막 날 이라고 이태리측 부회장이 나와서 저녁 대접을 하겠단다.

지금 묵고있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야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잡식성이라 신경쓸거 없고 어쨌거나 잘 먹었는데 지금도 잊지못하는 것은 따끈 따끈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는거다.

믿거나 말거나.


식사가 끝나고 웨이트가 와서 후식으로 뭘 먹겠느냐고 묻는다.

대부분이 안먹겠다고 하는데 용감하게 아이스크림을 시켰다. 임사장이 눈치를 준다.

주거나 말거나 내가 돈 낼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게 왠 일? 웨이트가 알아 들을수도 없는 말로 이것 저것 묻는다.

=무슨 아이스크림?

-딸기 아이스크림

=딸기 아이스크림을 어떻게 해줄까?


뭐 대충 이런 이야기 였는데 아이스크림이 나오자 난생처음 맞보는 신기한 아이스크림이다.


딸기를 젬 만들듯이 졸였다고 해야 하나? 그렇지만 젬 보다는 묽게 만들었을것 같았다.

이걸 아이스크림위에 덮었는데 뜨거운 젬(?)을 아이스크림위에 덮었기 때문에 바로 굳어버린것이다.

겉에는 딸기젬 속에는 아이스크림.......


아직도 완전히 식지않은 딸기젬은 입안에서 아직도 따뜻한데 그리고 아이스크림은 젬과 접한 부분은 녹은듯 묽지만 속은 보통의 아이스크림만큼 차겁다.

정말 신기했다.

 

-베네치아에서-

 

식사가 끝났지만 무슨 우스게 소리가 끝없이 이어진다. 피곤해서 방에가 씻고 눞고 싶은데.........

이태리 부회장의 이야기 한토막 옮겨본다.


이태리 경찰은 무능하고 둔해서 능률이 아주 낮단다. 천정의 전구를 한개 교환할려면 최소한 5명이 필요한데 우선 전구밑으로 책상을 옮겨와야 한단다.

손이 닫지않으니까.

그리고 한명이 책상위에 올라가 전구를 잡으면 밑에서 4명이 책상을 돌려서

전구를 뽑는단다.


우리측 회장도 우스게 소리를 하는데 그렇구 그런이야기....


아마 군인이나 경찰이 어느나라에서나 크게 존경받거나 대접받는 나라는 거의 없는거 같다.


 

출장을 마치고 며칠 후 임사장은 휴가차 한국으로 떠났다. 이제는 완전히 외톨이다.

한국말을 할려고 해도 상대가 없다.

사무실에 나가도 이태리에서 가져온 기본 도면 몇장뿐. 심심해서 몇번을 되풀이 해서 도면을 들여다 본다. 이곳이 잘 못 그려졌고 이것도 틀렸고....


이태리놈들 자기네 기술도 아닌것을 헌 공장 기계 팔아먹었으니 제대로 했을리가 있나.

심심하다. 차나 한잔 마실까?

사무실에 차끓여나르는 사람도 청소하는 사람도 모두 앉아 쏴(?) 뿐이다.

앉아 쏴 이야기는 좀 있다 하자.


한국말 할 기회가 없어니 괜히 차한자 가져와 임마 하고 전화를 한다.그것도 한국말로.

그러면 사무실로 쫒아와서 뭘 원하는지 묻는다.

-짜이 말이야 짜이 (짜이는 저거 말--- 차)

그럼 앉아 쏴 이야기를 하자.


어느날 공사현장 사무실에서 차를 마시고 창밖을 보니 비를 맞고 한놈이 쪼그리고 앉아있다.

왜 비를 맞고앉아있는지 궁금해서 건축과장에게 물었다.

-왜 비오는데 비를 맞고 저렇게 앉아있는거야?

피식 웃는다.

-오줌 누는거야?

=응

-파키스탄에서는 남자도 앉아서 오줌누냐?

=그럼 한국남자는 서서 오줌 누냐?

-그래 한국에서는 여자는 앉아 누지만 남자는 서서 눈다.

=파키스탄에서는 서서 오줌누는걸보고 개처럼 오줌눈다고 한다.


(이자식 봐라 앉아 쏴를 여자라고 했드니 개라라니.... 정말인지 아닌지 알수가 있나)

파키스탄 남자들의 전통 복장은 2001년 9월 미국의 쌍둥이 빌딩 테러 이후에 아프가니스탄
사람들 복장을 텔레비젼을 통해서 본것과 꼭 같으니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아마도 상의 끝자락이 무럽까지 내려오는것은 앉아 쏴 할때 앞을 가리기 위한것인가 보다 하고 나혼자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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